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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우리가 잠든 사이에 야금야금 낭비되는 전기가 연간 4천억?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4-01-28 14:14   조회 : 16,903  
한국전기연구원(KERIㆍ원장 김호용 www.keri.re.kr)은 2003년 이후 8년만에 전국 가정내 대기전력의 현황을 파악한 『2011년 대한민국 대기전력 실측조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대기전력(standby power)'이란 전원을 끈 상태에서 전기제품이 소비하는 전력을 말하는 것으로 가전기기가 동작하지 않아도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전기를 소모하며, 전기를 잡아먹는다는 의미에서 '전기 흡혈귀(power vampire)'라고도 불린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지난해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전국의 가정 가운데 수도권 49가구를 비롯해 강원, 충청, 호남, 영남권 등 전국 105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대기전력을 실측했다.
이번 조사 이전까지 기존 국내 대기전력 관련 통계는 2003년 KERI가 조사한 자료가 유일한 상황. 그 동안 에너지 정책 마련에 필요한 관련 지표가 부족하고 개선 효과의 측정이 어려워 대기전력에 관한 착시·왜곡 현상이 발생하는 등 현실을 반영하는 지표 작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2011년판 국가 대기전력 대표 통계가 작성돼 각 가정내 기기의 소비현황 파악과 에너지 정책 마련 둥에 핵심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셋톱박스, 인터넷 모뎀, 스탠드형 에어컨 순으로 대기전력 높아
이번 조사 결과 가정내 대기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기는 셋톱박스(12.3와트)로 나타났다. 대부분 24시간 콘센트에 플러그가 꽂혀 있는 TV의 대기전력이 1.3와트에 불과한 것에 비해 TV와 연결하여 사용하는 셋톱박스의 대기전력은 거의 10배나 높았다. 이외에 인터넷 모뎀(6.0와트), 스탠드형 에어컨(5.8와트), 보일러(5.8와트), 오디오 스피커(5.6와트), 홈시어터(5.1와트), 비디오(4.9와트), 오디오 컴포넌트(4.4와트), 유무선 공유기(4.0와트), DVD(3.7와트) 등이 대기전력이 높은 10대 가전기기 안에 포함됐다.
이 밖에 가정에서 많이 쓰는 전기밥솥과 전자레인지는 각각 3.5와트와 2.2와트를 나타냈으며, 컴퓨터와 프린터는 2.6와트로 동일한 수준이었다. 비데의 대기전력은 2.2와트로 확인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기전력이 낮은 기기들로는 인터넷전화기(0.20와트), 선풍기(0.22와트), 휴대폰 충전기(0.26와트) 등으로 나타났다.

주요 가전기기의 대기전력을 2003년과 비교했을 때 TV, DVD, 전기밥솥, 오디오 등은 크게 낮아졌으며, 보일러 및 에어컨 등은 대기전력이 증가했는데, 이는 용량 증가 및 기능 추가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가정에서는 가구당 23.9대의 가전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중 대기전력을 소비하는 가전기기의 수는 가구당 18.5대로 2003년에 비해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달간 가정에서 새는 대기전력 17.4kWh, 월 전기료 2천원 가량 더 내
전국 가정용 대기전력의 총량(순시전력)은 618메가와트(M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국 가정의 모든 가전기기가 동작하지 않고 플러그만 꽂혀 있어도 500메가와트급 화력발전소 1기 이상의 전력을 소모한다는 의미이다.
가구당 대기전력 소비는 연 평균 209킬로와트아워(kWh)로 나타났으며, 조사대상 가구당 연간 총 전력소비(3400kWh)의 6.1%에 해당하는 대기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전력 소비기기 1개당 평균 대기전력은 2003년 3.66W에서 2011년 2.01W로 줄어들었다. 2003년에 비해 45% 감소했다. 전국 연간 대기전력 총량은 2003년 4,600GWh에서 2011년 3,470GWh로 감소했다. 감소분인 1,130GWh는 500MW(메가와트)급 화력발전소 1기의 94일간 발전전력에 해당한다. 이는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 등의 추진한 대기전력 1와트 정책과 가전 메이커들의 연구개발 및 대기전력 저감용 제품의 상품화 결과로 해석된다.

구분
2003년
2011년
비고
개별
가정
기기 1대당 평균 대기전력
3.66와트
2.01와트
45% 감소
보유 가전기기 수(*)
15.6대
18.5대
19% 증가
연간 대기전력 총량
306 kWh
209 kWh
32% 감소
1와트 이하 가전기기 비율
30.1%
53.1%
-
가구 소비전력 대비 비중
10.6%
6.1%
-
전국
총량
연간 대기전력 총량
4,600 GWh
3,470 GWh
25% 감소
전력요금 환산
5,520억원
4,160억원
연 1,360억원 절감
국내 총 소비전력량 대비
1.7%
0.8%
-
                             가정내 대기전력 실측조사 결과 비교(2003 vs 2011) [120원/kWh 적용]
이번 실측조사를 주관한 KERI 전력반도체연구센터 김남균 센터장은 “이번 조사결과 기존 가정내 보유 제품 외에 매장에서 시판되고 있는 가전기기의 80% 이상이 대기전력 1와트 이하에 해당 하는 등 가전업체의 적극적 노력과 정부의 대기전력 1와트 정책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아직도 대기전력이 높은 일부 부진 품목을 비롯해 대기전력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사 요구에 따른 저가 제품 중심인 빌트인(Built-in) 가전에 대한 대책수립이 필요하며, 특히 네트워크 가전 및 스마트 기기는 미래의 대기전력 다소비 품목으로서 이에 대한 정책과 R&D가 연계되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해 가정 전체 전기 사용량의 6%, 약 4천2백억원 줄줄 새 나가
이번 조사 결과 일반 가정의 경우 보통 전체 전기 사용량의 6% 이상이 대기전력으로 버려지고 있다. 한해 약 4천2백억원이 낭비되는 셈이다. 이는 사무실이나 생산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기의 대기전력을 제외한 수치로서 공공기관 및 기업체, 산업체의 대기전력을 포함하면 국가적으로 막대한 금액의 에너지가 활용되지 않고 허공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KERI는 대기전력 절감 및 전기요금 절약을 위한 방안으로 ▶쓰지 않는 가전기기 플러그 뽑기 ▶대기전력 차단 멀티탭 사용 및 스위치 끄기 ▶에너지절약 마크 제품 구입하기 등 생활속 실천 수칙을 권고했다.
한편, KERI는 가전기기용 대기전력 절감회로 기술이 집약된 대기전력 절감 반도체를 개발, 이를 가전기기용 전원장치에 적용함으로써 대기전력 최고 0.3와트 이하를 달성하는 한편, 대기전력이 0.2와트 이하로 낮으면서도 효율이 92% 이상인 유도가열 밥솥은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대기전력 절감 기술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개발된 대기전력 절감 반도체를 각종 가전기기에 적용하면 연간 667억원(2013년 추정)의 전기에너지 절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추가설명
○ 기기별 대기전력 총량 계산 : 전국 가구 수 × 기기 보급률 × 기기 평균 대기시간 × 기기 평균 대기전력(순시전력)
○ 순시전력 : 시간에 따라 어느 순간에 나타나는 전력을 뜻한다. 순시전력의 값은 임의의 짧은 순간에 부하양단에 걸리는 전압과 전류의 곱으로 구한다.
○ 전국 대기전력 실측조사 :
2003년 한국전기연구원(KERI)는 국내 최초로 가정용 대기전력 조사를 실시하고 국내 1가구당 평균 16대의 가전기기에서 연간 306kWh의 대기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가정용 대기전력이 국내 전체 소모전력량의 1.7%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로 대기전력 절감의 중요성을 확인시킨 바 있다. KERI는 이번에 2003년 이후 8년 만에 대기전력 전국 실측 조사를 실시하여 현실에 맞는 자료의 확보가 가능하게 되었다.
○ 대기전력 저감 정책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대기전력 차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2005년 7월 대기전력 1 W 이하 달성 국가 로드맵 '스탠바이 코리아 2010'을 수립·시행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전자제품 대기전력을 1 W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다. 1단계(2005~2007년)에서 자발적으로 1 W 정책을 추진하고 2단계(2008~2009년)에서는 의무규제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기간을 거쳤다. 3단계(2010년부터)에서 국내 유통되는 모든 전자제품에 대해 대기전력 1 W 정책을 의무화했다.
<출처 : 한국전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