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소식]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북극온난화와 중위도 이상기후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8-12-13 09:59   조회 : 309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김성중


지난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서울기온이 7월말 8월초 40도를 육박하며 기상 관측사상 가장 뜨거웠던 1994년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태풍도 많은 피해를 주었다. 우리나라는 태풍이 2차례 정도 직접 영향을 주었지만 제주를 제외하곤 일본이나 대만 필리핀 보다는 피해가 적어 그나마 다행이다.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도 사이클론 플로랜스로 많은 비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태풍은 보통 9월까지 영향을 주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10월초에 영향을 주었다. 한여름 뜨거울 땐 차가운 공기가 정말 그리지지만, 여름이 끝나기 무섭게 온도가 낮아지면서 한파가 찾아온다. 예로, 2009/2010년 겨울 수도권은 추운데 눈까지 많이 와서 교통이 마비되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고, 2016년 1월은 제주공항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제주 공항이 약 1주간 폐쇄되어 당시 많이 방문 했던 중국 관광객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지난겨울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버리는가 하면, 시카고에서는 한파가 극심했던 지난겨울 한파를 빗대어 차이베리아라 꼬집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전세계, 특히 북극에서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데 왜 중위도는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는 걸까?

화석연료의 증가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많이 방출하여 온실 효과에 의해 지구를 가열 시키는데, 온난화의 효과가 가장 큰 지역이 극지역이다. 특히 북극의 온난화가 다른 지역보다 2-3배 더 큰데, 이와 같이 북극의 온난화 정도가 저위도보다 더 크게 일어나는 현상을 ‘북극 온난화 증폭’이라한다. 북극온난화증폭을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얼음 되먹임 효과이다. 즉, 극지역을 덮고 있는 눈과 얼음은 흰색이기 때문에 태양에너지의 대부분을 반사시키는데 반해, 바다는 색이 짙기 때문에 대부분의 태양에너지를 흡수해서 얼음의 일부가 줄어들면 얼음이 있었을 때 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러면 다시 온도가 올라가고 얼음을 추가로 녹여 같은 작용이 되풀이 된다. 일부 학자들에 의하면 앞으로 30-40년이면 여름철 북극의 해빙이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북극의 빠른 온난화에 의해 북극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대기의 제트기류가 약해진다는 점이다. 이 기류는 통상 표면부터 수 십 킬로미터 대기 상층까지 걸쳐 나타나는데 흔히 폴라보텍스라 하며, 끊임없이 강했다 약했다를 반복한다. 북극진동이라는 표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폴라보텍스가 강해지면 중위도는 평상시보다 더 따뜻하지만, 약해지면 대기흐름이 울퉁불퉁해 지면서 골을 타고 북극의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는 더 추워진다. 2009/2010년 겨울 2016년 1월 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1990년대는 이 기류가 대체로 강했었지만, 2000년대 이후 약한 경우가 자주 나타난다. 최근 들어 10년 전 겨울보다 더 추워지는 이유이기도하다.



그렇다면 이 기류는 왜 약해지는 걸까? 첫째, 초가을 시베리아에 눈이 많이 오면 폴라보텍스가 약해진다. 시베리아에 눈이 많이 오면 표면 냉각에 의해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해지고 또 성층권을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둘째, 늦가을 북극의 카라-바렌츠해의 얼음이 평년보다 덜 얼면 이 기류가 약해진다. 많은 양의 열과 수증기가 대기로 방출되면서 북극의 기압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즉, 북극의 기압이 올라가면 중위도와의 기압차이가 줄어들면서 기류가 약해지는 것이다. 반대로, 북극의 기압이 내려가면 중위도와 기압차이가 커져 기류가 강해지고 차가운 한기가 북극에 갇히게 된다.

그렇다면 왜 늦가을의 해빙 면적이 중요할까? 바다의 얼음은 9월 초에 가장 많이 줄었다가 9월 하반기부터 얼기 시작하는데, 11월 말 쯤 되면 북극의 대부분이 얼게 되고 가장 늦게 어는 곳이 카라-바렌츠해이다. 이곳의 해빙이 가장 늦게 어는 이유는 이곳이 대서양에서 따뜻한 물이 북극으로 계속 흘러들어가는 관문이기 때이다. 11월 말이면 대기는 이미 많이 냉각되었지만 해양은 따뜻해서, 대기와 해양의 가장 큰 차이를 보이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양의 열과 수분이 대기로 빠져나간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북극 해빙이 줄면 북극은 빠른 온난화를 야기하는데 반해 중위도엔 한파를 가져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북극의 온난화에 의한 폴라보텍스의 약화는 여름철 열파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에는 고위도가 가열되기 때문에 중위도와의 기압차가 줄어들어 겨울보다는 제트기류가 약하다. 즉, 보텍스가 겨울보다 더 울퉁불퉁해 지기 때문에 중위도에 많은 파동이 나타난다. 이 파동은 기압골과 마루가 반복되는 것이다. 골은 저기압이고 마루는 고기압인데, 골이 깊어지면 마루도 깊어진다. 더 울퉁불퉁해 진다는 의미다. 올해처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서 한반도 깊숙이 자리하게 되면 제트기류의 마루와 같은 역할을 하여 정체되는 경향이 있다. 고기압이 한곳에 오래 정체 되면 열파나 가뭄을 유발하기도 하며, 미세먼지가 잘 빠져 나기지 않는다. 하지만 북극 온난화와 여름철 중위도 열파의 관계는 아직 이해의 초기 단계이며,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북극의 온난화는 폴라보텍스를 약화시켜 중위도에 여러 가지 이상기후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북극의 온난화가 중위도 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 48차 총회가 있었다. 이번 총회의 요지는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산업혁명 이전 대비 전지구 평균기온을 2도 이하로 낮추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지만, 이번에 1.5도 이하로 낮추기로 합의하였다. 그만큼 온난화에 의한 부작용이 실제로 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약 0.85도 정도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여지가 많지 않다. 우리 모두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 이 전문가 칼럼은 저자의 개인적 견해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