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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그레타 툰베리,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의 불꽃을 지피다 <2050년 미래의 주역,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1)>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9-05-15 16:09   조회 : 448  
“어떤 사람은 나더러 기후변화 시위에 나설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기후 과학자가 되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후 위기의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모든 사실과 해법은 이미 우리 손에 쥐여져 있다.
어떤 사람은 나더러 지금은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미래라니? 아무도 미래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사라져버릴 지도 모를 미래를 위해서?”
- 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그레타 툰베리가 한 연설 중에서 

그레타 툰베리.png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 쓰인 푯말 옆에 앉아 1인 시위를 하는 그레타 툰베리[1]

2018. 8월 스웨덴의 국회의사당 앞,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팻말을 들고 한 학생이 정문 앞에 앉았다. 그 학생 이름은 그레타 툰베리. 2003년생인 그레타는 9살 때부터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전등을 잘 끄고 물과 종이를 절약하고 음식을 버리지 말라고 가르쳤다.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의 모습을 보여주며 휴가철에 비행기 여행을 자제하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는 그레타의 질문에 선생님은 기후 변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그레타는 충격에 휩싸였다. 인간이 정말로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다면 그건 우리 문명을 위협하는 일일 테고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그런데 주위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하거나 그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니. 
그레타는 기후 변화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답이 없다는 절망감에 빠졌다. 11살 때는 우울증을 앓았고 몸무게가 10kg이나 빠지기도 했다. 어느 순간 그레타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라는 걸 깨달았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는 소망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이 우울증을 밀어냈다. 그레타는 미국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후 많은 학생이 등교를 거부하고 총기를 규제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뉴스를 눈여겨보았다. 

정치인들은 기후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2018. 여름, 북유럽에 유례없는 폭염이 닥쳤다. 스웨덴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웨덴의 평년 여름철 최고 기온은 20도 안팎이었는데, 그해 여름에는 수은주가 30도를 훌쩍 넘어섰고 곳곳에서 산불이 일어났다. 당시 스웨덴은 총선을 앞두고 있었다. 거리마다 수많은 정치인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그레타는 생각했다. “4년 전에도, 8년 전에도 정치인들은 기후변화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왜 스웨덴 기후는 점점 나빠지는 거죠?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 말을 믿고 투표했는데, 정작 그들은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놓고 또다시 표를 달라고 외치고 있어요.” 
8월 20일, 그레타는 어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학교에 가는 대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누어 주면서 “저는 어른들이 우리 미래를 망치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이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총선이 실시되었던 9월 9일까지 날마다 학교 대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서 1인 시위를 했다.
총선이 끝난 뒤에도 그레타는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 거부 운동을 계속했다. 트위터를 통해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The Future)’이란 표제어를 붙여 자신의 행동을 알렸다. 그레타가 1인 시위를 시작한 후 많은 사람들이 응원에 나섰다.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레타와 함께 시위를 하는 교사도 나왔다. 그레타 툰베리의 주장을 담은 여러 동영상[2] 이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이에 호응하는 등교 거부 운동이 여러 나라로 번져갔다. 독일, 벨기에,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에서 십 대들이 파업과 등교 거부를 하며 다양한 기후행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의 의무태만, 그 피해는 청소년들에게

2019년 1월 말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공간에 “지구온난화는 뭘 하냐? 빨리 돌아와라. 지금 우리에겐 지구온난화가 필요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에서 체감기온이 영하 50도로 떨어지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던 때였으니, 그는 이를 빗대어 “기후변화는 사기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장본인이다. 파리기후협약은 2015년에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자고 합의하여 마련한 약속이다. 미국은 에너지 소비 대국으로 지구온난화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런데 그런 나라의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무시하고, 오히려 이전 정부에서 마련해 놓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들을 뒤집어엎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아무리 부인하고 외면하려고 애를 써도, 과학자들의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가 참여하여 진행되어 온 기후 회의를 통해 드러난 진실까지 지워버릴 수는 없다. 현세대가 누리고 있는 자연자원은 곧 미래 세대가 쓸 자원인 만큼. 현세대가 지구의 기후와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은 곧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피해를 떠넘기는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가 이런 진실을 깨닫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2013년 네덜란드 환경단체 우르헨다 재단은 900명의 청소년, 시민을 모아 기후소송을 제기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2020년까지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최소 25퍼센트 감축한다는 목표를 17퍼센트 감축으로 하향 조정한 것에 항의하여 조직한 행동이었다. 재판을 맡은 헤이그 지방법원은 우르헨다의 손을 들었다.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25~40퍼센트 줄이기로 합의한 2007년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 등을 근거로 삼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법원이 정부 정책을 강제할 수 없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8. 10월 네덜란드 고등법원은 정부에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더 높이라고 판결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루면 미룰수록 시민 건강과 안전이 위험해진다”면서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8월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청소년 21명이 미국 연방정부와 화석연료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50년 넘게 이를 방조했고, 오히려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부추기는 정책을 펴서 청소년들의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을 침해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연방정부와 대통령에게 2100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계획을 세워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많은 사람의 응원 속에 3년 넘게 진행 중이다. 워싱턴,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의 청소년들도 적극적인 기후 정책을 외면하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를 상대로 기후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3월 15일에는 105개국 1,650곳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이 등교를 거부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도 우리나라 청소년기후소송단 회원들이 모여 ‘3.15 청소년 기후행동’ 행사를 펼쳤다[3].
이들은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하고 청소년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렸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의 적극적인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을 응원한다. 기후변화를 불러온 세상을 바꾸는 일은 곧 청소년이 살아갈 미래를 바꾸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