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말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공간에 “지구온난화는 뭘 하냐? 빨리 돌아와라. 지금 우리에겐 지구온난화가 필요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에서 체감기온이 영하 50도로 떨어지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던 때였으니, 그는 이를 빗대어 “기후변화는 사기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장본인이다. 파리기후협약은 2015년에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자고 합의하여 마련한 약속이다. 미국은 에너지 소비 대국으로 지구온난화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런데 그런 나라의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무시하고, 오히려 이전 정부에서 마련해 놓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들을 뒤집어엎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아무리 부인하고 외면하려고 애를 써도, 과학자들의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가 참여하여 진행되어 온 기후 회의를 통해 드러난 진실까지 지워버릴 수는 없다. 현세대가 누리고 있는 자연자원은 곧 미래 세대가 쓸 자원인 만큼. 현세대가 지구의 기후와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은 곧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피해를 떠넘기는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가 이런 진실을 깨닫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2013년 네덜란드 환경단체 우르헨다 재단은 900명의 청소년, 시민을 모아 기후소송을 제기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2020년까지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최소 25퍼센트 감축한다는 목표를 17퍼센트 감축으로 하향 조정한 것에 항의하여 조직한 행동이었다. 재판을 맡은 헤이그 지방법원은 우르헨다의 손을 들었다.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25~40퍼센트 줄이기로 합의한 2007년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 등을 근거로 삼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법원이 정부 정책을 강제할 수 없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8. 10월 네덜란드 고등법원은 정부에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더 높이라고 판결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미루면 미룰수록 시민 건강과 안전이 위험해진다”면서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8월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청소년 21명이 미국 연방정부와 화석연료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50년 넘게 이를 방조했고, 오히려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부추기는 정책을 펴서 청소년들의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을 침해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연방정부와 대통령에게 2100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계획을 세워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많은 사람의 응원 속에 3년 넘게 진행 중이다. 워싱턴,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의 청소년들도 적극적인 기후 정책을 외면하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를 상대로 기후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3월 15일에는 105개국 1,650곳에서 수만 명의 청소년이 등교를 거부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도 우리나라 청소년기후소송단 회원들이 모여 ‘3.15 청소년 기후행동’ 행사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