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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기후 시한폭탄은 누구 품에서 터질까 <2050년 미래의 주역,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2)>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9-07-17 17:37   조회 :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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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사이트는 지구의 탄소예산 총 1조 톤 가운데 지구인이 지금까지 배출한 탄소의 양을 실시간으로 게시하고 있다. 이 그림은 2019년 7월 16일 오후 1시경의 게시물이다. 이에 따르면 남은 탄소예산은 4,000억 톤에도 못 미친다. 물론 여기 게시된 빨간 숫자는 눈 한번 깜빡하는 사이에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도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고 있으니까. 더욱 충격적인 것이 있다. 이 사이트는 이대로 간다면 1조 톤을 모두 배출하는 날이 2035년 4월 1일이 될 거로 예측한다. 2035년이면 16년 뒤다.

대체 지구의 탄소예산이란 무얼까? 지구온도 상승과 관련하여 인류가 배출해도 되는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을 말한다. 많은 과학자가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짐에 따라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당장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르게 줄여가지 않으면 인류는 지구 온난화 심화로 인해 공멸을 맞게 될 거라고 주장해 왔다. 2015년 12월 전 세계 195개국은 이런 우려를 공유하고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 이하로, 가급적 1.5℃ 이하로 억제하기로 합의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 목표에 부합하는 인류의 탄소예산을 발표했다. 

지구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한 인류의 탄소예산, 다시 말해 지구온도 상승폭이 2℃를 넘어서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은 과연 얼마일까? 과학자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인류의 탄소예산은 1,000,000,000,000톤! 1조 톤이다. 지금껏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은 얼마일까? 약 6,000억 톤이다. 앞으로 약 4,000억 톤을 더 배출하면 2도 목표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는 이야기다. 

인류는 연간 약 400억 톤씩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위 사이트의 예측대로 인류가 현재 추세대로 계속해서 탄소를 배출해서 결국 2035년에 탄소 예산 1조 톤을 모두 써버리면,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미래 세대에게 빚 떠넘기기

매달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직장인은 식비, 전기요금, 교통비 등 돈 쓸 곳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쪼개 써야 한다. 이게 바로 예산이다. 만일 예산을 넘겨 돈을 써서 월급날이 보름도 더 남았는데 돈을 다 써버린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산에 맞춰 돈을 아껴 쓴다. 만에 하나 예산을 넘겨쓰는 경우에는 누군가에게 빚을 내야 한다. 

탄소예산도 마찬가지다. 탄소예산이 바닥이 나면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거나, 꼭 필요하다면 누군가의 몫을 빌려와야 한다. 오래전부터 화석연료 없이 사는 훈련을 해온 터라면 몰라도, 아무 대책 없이 화석연료를 흥청망청 태워대면서 온실가스를 뿜어내며 살아온 마당에, 화석연료 사용을 갑자기 뚝 끊고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음은 켕기지만 가장 편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는 것. 그런데 그 누군가가 바로 미래 세대, 청소년들을 비롯한 지금의 청소년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이다. 

현세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혹은 현 세대가 온실가스 감축을 뒤로 미룰수록, 미래 세대는 더욱더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된다. 누가 처음 쓴 말인지 몰라도, 탄소예산은 너무 점잖은 표현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탄소예산보다는 ‘탄소 시한폭탄’이란 말을 쓰는 게 어울린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해체하지 못하면 폭탄은 터진다. 세계가 10년 혹은 20년 사이에 탄소 배출을 대대적으로 줄이지 않을 경우,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폭증할 것이다. 자꾸만 멈칫대면서 10년, 20년을 허송한다면, 지구 기후 시스템은 인류의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기온이 가파르게 치솟고, 해수면이 높아져 육지가 물에 잠기고, 폭염과 한파, 가뭄이 몰아치는 등, 인류는 걷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의 소용돌이로 빨려들 것이다. 

2050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세계인들이 당장 지금부터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 기후변화가 완만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한반도 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이 예측에 따르면, 2050년에는 한반도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1.8도가량 올라가 12.8도에 이를 것이다. 지금 스페인이나 아프가니스탄의 평균 온도(12.6도)와 비슷한 값이다. 이즈음에는 서울 온도가 지금의 부산이나 제주 온도만큼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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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면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당장 기후변화 대응이 부실하게 이루어지면, 당연히 기후변화가 훨씬 심각하게 진행된다. 기후변화 대응이 부실할 경우, 2050년에 한반도 평균 기온은 훨씬 크게 솟아올라서 지금보다 3.4도가량 올라 14.4도에 이를 것이다. 지금 아르헨티나(14.8도)와 비슷한 온도다. 2050년 서울 온도는 현재의 그리스 온도(15.4도)와 비슷해지고 부산이나 제주의 온도는 현재의 이란(17.25도)이나 모로코(17.1도) 온도와 비슷해질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 한반도에서 아열대 기후구가 점차 확대될 것이다. 물론 백 년 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기후변화는 남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온대 기후에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평균 기온이 조금 올라가는 것쯤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아열대 기후가 되면,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과일과 채소가 달라지고 폭염이 심해지는 것 말고는 별문제가 없을까? 

여름과 겨울에는 상상할 수 없는 폭염, 열대야와 혹한이 번갈아 닥치고, 폭풍, 가뭄 등의 기상 이변이 자주 발생할 것이다. 녹지가 계속 줄어들어, 여름이면 도시는 열섬 현상으로 더욱 뜨거워지고 취약 계층에서는 온열질환 때문에 앓아눕거나 사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누적된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호흡기 관련 질병으로 때 이른 죽음을 맞는 사람 수도 늘어날 것이다. 

바다 수온 상승으로 바닷물 적조현상과 부영양화가 심각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 저지대가 물에 잠기고, 오염을 정화하고 어류에게 산란 및 서식지 기능을 제공하는 갯벌 역시 줄어들 것이다. 당연히 식물 플랑크톤 등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무너지면서 천혜의 양식인 어패류가 식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산불, 산사태가 빈발하여 산림이 파괴되고, 폭염과 가뭄이 지속함에 따라 농축산업·양식업 또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태풍과 집중호우로 헐벗은 산이 허물어져 도로와 주거지를 덮치고, 교통 마비, 제방·교량 붕괴, 농지 침수가 줄을 이을 것이다. 

오랜 세월 성장과 안정을 위해 노력해온 우리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질지도 모른다. 기후변화의 충격을 피해 짐을 싸 들고 옮겨 다니는 기후 난민이라는 꼬리표가 ‘나에게도’ 붙을지 모른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우리 후손들은 아예 기회를 잃을지도 모른다. 지구에 태어나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며 살 기회를. 

진실은 디테일에 있다

지금 이 순간도 기후변화의 열차는 그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런 만큼 기후변화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되는 문제다. 흔히 말하는 대로, “진실은 디테일에 있다.”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미래 우리의 삶과 지구 기후, 그리고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지금 지구 대기권에서, 북극 해빙에서, 국제 기후 회의장에서, 정부 청사에서, 그리고 우리 집 거실에서 기후와 관련해서 진행되는 세부적인 사항들을, 철저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그리고 먼 훗날 닥칠 수 있는 심각한 충격들까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미 자료들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그 자료들을 챙겨보라고 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사회 곳곳에서 서둘러 기후변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어른 세대 역시 기후변화로 크고 작은 피해를 보고 있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가장 잃을 것이 많은 세대는 바로 청소년들이다. 어른들이 알아서 해결해 주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기성세대로서는 남아 있는 탄소예산을 탕진하고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면 된다는 강렬한 유혹을 물리치기가 쉽지 않고, 따라서 기후변화 문제를 외면하기 쉽다. 청소년들 스스로 찾아보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 앞에 열려 있는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청소년들 스스로 미래의 지킴이로 나서서, 경고음을 거듭해서 울려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이순희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