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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기후변화센터] 기후 위기 시대의 여행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9-11-15 09:45   조회 : 133  

김동연 정책연구팀 연구원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항상 우리를 설레게 한다. 저렴한 비행기 표를 검색하고, 깨끗하고 쾌적한 호텔을 고른다. 관광 명소와 맛집, 이동 수단을 확인하며 마음이 들뜬다. 그러나 즐거운 마음과 달리 우리의 여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다.

2009년 39억 톤이었던 관광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3년 45억 톤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구 배출 온실가스의 8%에 이른다.⑴ 특히, 국제민간한공기구(ICAO)에 따르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3%는 국제항공선에서 나온다.

비행기는 시간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이다.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비행기를 타고 승객 한 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85g이다. 이는 버스(68g)의 약 4배, 기차(14g)의 20배에 이르는 수치다. 기차에는 승객 150명, 비행기에는 88명이 타고 있다는 가정에서 나온 계산임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다.


<(좌)운송수단별 이산화탄소 배출량(g/인⋅km)과 (우)비행기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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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 https://www.elperiodicodearagon.com/noticias/sociedad/flygskam-verguenza-volar_1367903.html
(좌) https://www.flightnook.com/will-flightguilt-catch-on-in-2019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여행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숙박시설은 호텔(83.0%)이다.⑵ 쾌적한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은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호텔은 전체 산업 중 병원에 이어 에너지 소비량이 두 번째로 높은 에너지 다소비건물이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플뤼그스캄(flygskam)’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이는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을 뜻한다. 플뤼그스캄 운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대신 기차와 같은 대안적 운송 수단 이용을 장려하며 ‘탁쉬크리트(tagskryt, 기차 여행의 자부심)’라 부른다. 플뤼그스캄 운동 영향으로 올 1월~4월 스웨덴 항공 탑승객 수는 작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변화에 항공업계는 근심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0년 이후 국제항공운송부문의 탄소배출 동결을 목표로 하는 ‘국제항공 탄소상쇄 감축제도(CORSIA)’ 이행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항공기 성능 개선, 운항 효율화, 연료 효율 향상 및 대체 연료 개발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영국은 ’항공환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노르웨이는 2040년까지 모든 단거리 노선에 전기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내년부터 항공권 가격의 3~10%를 환경세로 부과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항공사도 정부와 ’항공 분야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협약‘을 체결하고 노력해 2017년 2016년 대비 연료효율 3.8% 개선, 항공유 14만 톤 절감, 온실가스 45만 톤 감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호텔업계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페어몬트 호텔은 1990년부터 그린파트너십을 통해 지구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호텔이라는 슬로건을 실현하고 있다. 고효율 전자제품, 재생에너지 발전, 친환경 제품 구매, 불필요한 세탁 감소, 호텔 청소에 천연 제품 사용, 에너지 절감 현황 모니터링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며 ‘에코 호텔’을 실현 중이다. 오스트리아의 호텔 쉬타트할레(Stadthalle)는 세계 최초의 제로에너지 호텔이다. 호텔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풍력과 태양광, 지하수 열을 이용해 조달하고 옥상 정원수와 화장실 용수는 빗물을 재활용한다. 발리에는 자체 정화 시스템을 갖춘 수영장, 리조트 내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자재 사용 등으로 에너지 사용과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패시브 리조트 뱀부인다(,Bambu Undah) 우붓이 운영 중이다. 국내 호텔 탑스텐은 호텔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저감 계획을 수립해 환경친화적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제로 에너지 호텔 쉬타트할레(Stadth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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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UN 기후행동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태양광과 수중 터빈을 이용한 탄소배출 제로 배를 타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스웨덴의 유명 스포츠 평론가 뵈른 페리, 오페라 가수 말레나 에르만도 비행기 탑승 거부를 공개 선언했다.

일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이국 풍경에서 느끼는 여행의 달콤함을 지금 당장 완전히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저탄소’를 선택 요인으로 고려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비행기보다는 기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친환경 숙박시설과 로컬푸드 이용, 쓰레기 최소화를 염두에 둔 여행은 기후 위기 시대의 인류에게 필연적 선택이 아닐까.


⑴ 관광산업이 세계 온실가스 8% 배출, 조선일보(2018.5.8.).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8/2018050800110.html
⑵ 2018 국민여행조사, 문화체육관광부, 2019.5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의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