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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그린뉴딜이 아니라 대도약이 필요하다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9-12-27 09:18   조회 : 158  
올해 미국 하원에 제출된 그린뉴딜(Green New Deal) 결의안1은 기후변화를 대처하는 데 있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인류가 지구의 오랜 지질학적 활동 결과로 생긴 광물들을 추출한 원료로 에너지와 상품을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시대에 진입한 후 기후변화라는 긴급한 위기뿐만 아니라 자연이 처리해내기 힘든 환경 위기가 초래되었다. 이를 일러 생태학적 위기라고 한다면, 기후변화는 그 위기의 대표적인 표현이다.
이런 생태학적 위기를 어떻게 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어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관점들을 무엇이 있을까 알아보기 위해 우선 미 하원의 그린뉴딜 결의안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결의안은 인류가 겪고 있는 생태학적 위기와 미국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위기를 동시에 문제로 인식한다. 이는 자본의 국제화로 인한 극심한 빈부격차와 사회복지 후퇴가 기후변화와 같은 생태학적 위기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일 것이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와 영국의 대처 정부로 대표되는 소위 신자유주의자들은 1970년대 이래의 저성장 하 물가 상승이라는 자본주의의 위기를 돈이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게 하고 그 돈으로 노동력이 싼 개발도상국에서 대량의 상품을 생산하여 선진국에 팔아 해결하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생긴 많은 과실이 부자나라의 부자들에게 집중되었다. 물론 이 덕으로 우선 남한과 대만을 시작으로 다음으로는 중국, 동남아, 인도 등이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이런 경제체제로 인해 원료를 대량으로 추출하여 에너지와 상품으로 만들어 낭비적으로 소비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악화하였을 기후와 환경위기를 더욱 부채질하였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제조업이 공동화되면서 노동계급이 몰락하였다. 낮은 임금과 세금을 쫓아다니는 국제자본의 압력으로 부자와 기업에 대한 세율은 갈수록 낮아져 기존의 복지국가를 유지할 재원마저 말라갔다. 이차세계대전 이후 누렸던 복지국가를 유지할 물적 인적 자원 모두를 서구 진보 세력을 잃게 되었다. 
미 하원 결의안의 자세한 내용은 이 기사의 끝에 첨부하였다.

그린뉴딜 결의안의 문제의식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 인간활동 중 대표적인 것이 화석연료 기반 자본주의 체제이고 그 극단이 지난 40년간의 신자유주의적 국제자본주의이다. 이런 국제자본주의 체제의 희생자였던 다양한 소수파 집단들, 즉 최전선 취약계층(frontline vulnerable communities)들은 오히려 기후변화의 제1차 희생자가 될 것이다. 이런 취약계층으로는 유색인, 원주민, 이민자, 탈산업 지역민, 농업 지역, 빈자, 저소득 노동자, 여성, 노인, 무주택자, 장애인, 청년 등이 열거되어 있다.
인간에 대한 착취(exploitation)와 자연에 대한 자원 추출(extraction)에 기반하여 이윤 창출을 위한 확대재생산을 거듭해야 하는 자본은 스스로 그 활동을 줄일 수 없다. 자본과 시장 자체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후위기로 인류의 실존이 문제될 때 근본적 해결책은 인류가 생태주의적 삶과 자원순환경제로의 복귀이겠으나, 전지구적으로 거대하게 이식된 대량소비의 생활 양식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기후변화 문제가 너무 급박하다. 1929년 대공황으로 미국의 경제와 시민의 삶이 파괴되었을 때 프레더릭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기 탈출을 위해 시행했던 국가적 동원체제인 뉴딜 정책에서 영감을 받아 기후 위기와 미국의 사회적 위기 모두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새로운 국가적 동원체제가 그린뉴딜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결의 내용을 단적으로 설명하면, 에너지전환과 자원순환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대량의 일자리를 만들어 국제자본주의와 기후변화에 취약한 소수파 계층의 복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태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기존 화석연료 산업보다 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주택 및 건물의 개량과 신축, 공공 운송망을 위한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투자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그간 외국으로 나가기만 했던 산업의 경향이 이제 자국 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새로운 추세를 만든다. 전환을 위한 일자리는 미국 시민,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것이다
그린뉴딜에서 수행하는 사업의 목표는 배출량 제로와 자원순환에 맞춰져 있다. 재생에너지 100%, 에너지 효율화와 전기화, 공공 대중교통망, 청정제조산업 등은 배출량 제로에, 지속가능농업, 재삼림화와 토양 탄소저장, 폐기물 처리 등은 자원순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에서 많은 프로젝트와 새로운 산업이 생기고 그에 따라 생길 일자리는 파괴될 산업에서의 노동자를 전환 배치하거나 신자유주의에 의해 취약해진 계층에게 우선 배정하여 복지 수준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화에는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이 새로운 전환으로 좌초될 산업(disrupted industry)의 저항을 뚫고 전환을 완수해낼 수 있을 만큼 시민의 지지와 행동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산업 사업자와 노동자, 석유화학, 내연기관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의 사업자와 노동자들은 새로운 전환에 의해 자신의 사업과 일자리가 파괴되는 것을 두고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전기차와 공공 운송으로의 전환으로 없어질 기존 자동차 산업의 반발을 쉽게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석탄산업 부흥 계획이 일부 주에서 열렬히 환영을 받은 예가 그런 반발의 한 단면이다.

누구와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그린뉴딜이 기후변화 부정론자, 화석연료기반 산업 종사자의 로비, 기업농의 반감 등에 막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정치권력을 장악하면 실현되기 어렵다. 현재의 대통령 트럼프가 재선되면 연방 권력 차원에서는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실현 전략의 첫 번째는 지역에서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카운티, 시, 주 등 풀뿌리에서 그 시민들이 주체가 되고 각급 정부는 그 활동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중을 광범위하게 끌어들이기 위해서 이 전환 과정에서 미국 사회의 고질인 복지 문제와 노동권을 획기적으로 해결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산업 종사자들을 전환 고용함으로써 저항을 누그러뜨린다. 에너지전환, 인프라 구축, 에너지 효율화에 막대한 투자가 진행될 때 참여할 사업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화석연료기반 산업 사업자들의 저항을 막는다.
이 결의안에 하원을 통과했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거대한 산업전환과 사회주의적이라고 불리어도 될 만큼 획기적 복지 개선을 포함한 결의안에서 제시하는 그린뉴딜을 광범한 대중들이 찬성하는 것을 보면, 미국 사회에서 기후문제와 빈부격차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트럼프 당선 전보다 훨씬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럽 의회는 이미 에너지 전환과 배출 제로를 선언하였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는 그린딜 계획을 발표하였다.2 유럽에서의 그린딜 또한 미국 그린뉴딜 결의안에 있는 기술산업적 과제를 포괄하고 있다. 배출량 제로를 위한 도정에서 에너지 생산, 에너지 효율화, 인프라 확충, 지속가능 농업, 순환경제 구축, 복지수준 향상을 통해 기후위기와 함께 사회적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려 할 것이다.
인류가 탄소제로배출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산업에서 무려 미화 100조 달러의 자산이 좌초될 것으로 예측되었다.3 화석연료 발전소, 화석연료 다배출 산업이 좌초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에 기반하는 국가 또한 경제적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미 미국의 그린뉴딜, EU의 그린딜 모두 고율의 탄소세, 탄소국경세를 예고하고 있다.
수출 중심 경제, 화석연료기반 산업을 딛고 사는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의 위기뿐만 아니라 외국, 즉 수출 대상국의 이런 거대한 전환이 경제적 위기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화석연료에 기반하여 값싼 에너지로 수출상품을 만드는 산업에서는 배출제로를 위한 고율의 탄소세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하거나 최악의 경우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전환의 과정에서 좌초될 산업들이 우리의 주력 산업이다. 화석연료 문명이 파괴될 경우 화석연료산업에서 만들어내는 생산품은 수출할 곳이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미국의 그린뉴딜에 열광하여 바로 그 정책을 수입하려는 조급증을 버리고 이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정립해야 한다.

그린뉴딜의 세 가지 관점

1) 생태주의적 관점

모든 생명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생태주의적 관점에서는 인류의 환경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탐욕과 소비에 기반한 자본주의적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자원 절약과 순환, 비자원소비적 활동 등으로 기후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절제된 식단, 순환 가능 상품 소비, 근거리 상품 소비 등을 추구한다. 공연과 예술 활동 등 비자원소비적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한다. 1968년 혁명 이후에 태동한 이런 생태주의와 그 정치적 표현이 녹색당이 보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점이다. 이런 관점하에서 덴마크와 독일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비용이 기존 화석연료 발전 비용보다 수 배 비쌌을 때도 에너지전환을 추진할 수 있었다. 재생에너지가 싸야 에너지전환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생태주의적 접근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다. 그러나 초기의 이런 생태주의적 접근으로 기후변화와 환경위기를 보았기 때문에 에너지전환이 시작되었고, 그 시작 덕분에 재생에너지 가격이 내려가 지금은 화석연료 발전 비용에 근접하게 되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태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생산과 생활 방식으로는 인류의 실존 자체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철저한 인식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그린뉴딜 결의안이 나오기까지 생태주의자들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최근 가톨릭 교회는 기후위기에 직면하여 어머니-지구(Mother-Earth)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아버지-하늘(Father-Heaven)이라는 기존의 신학에도 변경을 가하고 있을 정도이다.4

2) 기술산업적 관점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기술과 산업의 가능성과 한계 내에서 보는 관점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The Green New Deal’이라는 책에서 제시된 관점이다. 
이 관점이 첫 번째로 주목하는 사항은 기후위기 해결이 기술적으로 가능한가이다. 리프킨이 이 책에서 어떻게 왜 가능한지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전기, 수송, 난방에 쓰이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전기화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철강, 시멘트, 플라스틱은 자원순환경제로 전환하거나 온실가스 배출이 되지 않는 공정을 개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대량 목축과 화학비료에 의해 배출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 등의 온실가스도 지속가능 농업과 인류의 식단 변경 등으로 해결할 수 있고, 더 이상 줄이기 힘든 온실가스는 토양 건강성의 회복과 재삼림화로 탄소를 흡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기후변화 부정론과 그것의 확산을 획책하는 기득권 산업의 모략에 의해 전환이 불가능해지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정치적 동원과 지지세력의 확보가 일차적 관건이지만, 그 이전에 이 전환이 야기하는 산업적 변화를 올바르게 파악해야 한다. 이 전환이 새로이 만들 산업이 다른 산업을 파괴한다.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재활용, 생물기반 원료, 공공 수송 인프라, 기후변화 적응 프로젝트 등의 산업은 새로이 떠오르겠지만, 화석연료기반 산업과 비순환 원료 산업, 온실가스 배출 산업은 붕괴할 우려가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지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해상 물동량이 매우 큰 산업이 붕괴하는데 이에 따라 이를 운송할 조선 산업도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생에너지, 자원순환 경제에서는 국제 물동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다.
새로이 떠오를 산업과 좌초될 산업을 파악하고 이 전환 과정에서 국민경제가 크게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실 정치 세력에게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생태주의적 관점을 가진 사람도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자국의 기술산업적 처지를 올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3) 사회경제적 관점

서구 사회민주주의자들에게 신자유주의적 국제자본주의 시대는 암흑의 시기였다. 정치적 지원세력이었던 제조업 육체노동자 세력이 분해되었고 복지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세금을 충분히 걷을 수도 없었다. 국제자본주의는 또한 기후위기를 긴급하게 촉발한 이유이기도 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미미했던 중국이 국제자본주의의 도움으로 세계의 공장이 되어 불과 30년 만에 세계 제1의 온실가스 배출국, 그것도 2위인 미국의 약 2배를 배출하게 되었다.5 이렇게 값싸게 만들어진 상품은 선진국 여러 나라로 흘러 들어가 낭비적 소비의 원인이 되었고 이는 다시 기후변화를 악화시켰다.
사회경제적 관점으로 보면 기후위기 해결은 노동계급의 위기 해결과 같은 방향이기도 하다. 지역 중심의 공동체적 생산단위를 통한 에너지 생산과 가족 중심의 소규모 근거리 지속가능 농업으로 경제의 중심인 에너지와 식량을 다국적 거대 독점기업의 손아귀에서 탈출시키는 것은 근로계층의 힘을 회복하는 길이다. 이에 따라 자원낭비적 해외 생산품 수입 경제 체제에서 자국민 생산체제로 전환시킨다. 회복된 근로계층의 경제적 기반을 근거로 시민의 복지 수준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런 세 가지 관점은 서유럽에 있어서 서로 잘 조응한다. 68혁명 이후 강해진 생태주의적 정치 세력, 국제자본주의에 따라 공동화된 산업 기반, 에너지 및 자원순환경제 전환을 통한 새로운 자국 산업 구축 가능성, 국제자본주의에 따라 피폐화된 노동계급과 악화된 사회복지의 회복 가능성 등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서유럽보다 쉽지 않다. 패권국의 지위를 통해 얻은 막대한 금융 불로소득과 초과수익을 누리는 패권 신산업(구글, 페이스북 등) 등은 국제자본주의의 덕을 보고 있고 미국은 여전히 화석연료산업과 기업형 농업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 미국이 그린뉴딜을 들고나온 것도 사실은 국제자본주의, 화석연료기반 산업, 기업형 농민 등의 저항을 뚫고 국제자본주의로부터 피해를 보는 여러 계층을 단결시켜 기후위기를 해결하려는 미국 생태주의자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한국의 상황

한국의 상황은 위의 세 가지 관점이 조응되지 않는다. 한국의 진보 세력은 독재체제에서 민주화로의 이행을 위해 대부분의 동력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민주주의 혁명 이후에도 생태주의적 관점이 서구처럼 발전하지 못했다. 산업에서도 값싼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지해 수출산업을 키웠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원가가 비싼 재생에너지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또 정부도 수출경쟁력을 위해 산업용 에너지 가격을 다른 나라보다 낮게 유지해왔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많은 산업이 화석연료기반 산업과 온실가스 다배출 비순환자원 산업에 의존해 왔다는 것이다. 거대한 전환이 이루어질 경우 한국 산업이 받을 피해는 막대하고 그 종사자들에게 주는 피해도 막심할 것이다.

Figure 1.png

위의 표에서 좌초위기산업으로는 석유화학, 자동차, 석유정제, 플라스틱, 시멘트, 철강, 조선을 포함하였다.  제조업 생산액, 부가가치, 고용에서 화석연료기반산업과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전환이 이런 산업의 파괴를 넘는 새로운 산업과 고용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한국 산업의 쇠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또 이 전환이 수입국의 자국 생산을 늘려 무역 활동이 침체된다면 수출 중심의 우리 산업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남한은 미국이 열어놓은 국제자본주의의 수혜를 대만과 함께 첫 번째로 받은 나라이다. 선진국의 돈과 기계가 들어와 값싼 노동력으로 만든 생산품을 선진국으로 수출하여 빠른 경제성장을 했다. 그 과정에서 쌓인 자본과 기술로 선진 산업을 일으켜 고도산업국가로 변신했다. 조선, 철강, 자동차, 시멘트, 정유 및 석유화학, 플라스틱, 전자, 통신, 반도체 등의 산업이 그것이다. 이들 산업 중 정유,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산업은 화석연료기반이고 철강과 시멘트, 플라스틱 산업은 온실가스 다배출이라서 전환 과정에서 파괴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이들 산업의 종사자들이 우리 노동운동의 중핵인 대기업 남성 고임금 정규 노동자이다. 이들 산업의 붕괴와 고용 축소는 노동자들에게 큰 충격이 될 것이고 이들을 흡수할 다른 산업이 창출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미국이 창출하려 하는 에너지 효율화, 공공 수송 인프라 구축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혹은 부분적으로 구축된 것이라서 이들을 다 흡수할 수 없을뿐더러 지금의 고임금과 높은 기업 복지 수준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한마디로 우리는 생태주의 세력도 미미하고, 전환 과정에서 좌초될 산업 규모도 너무 크고, 전환에 동력을 가할 노동계급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점이 세 가지 관점이 잘 조응하여 전환이 순조로운 서구와 완전히 조응하지 않지만, 전환을 위한 정치적 동맹의 구성 가능성이 있는 미국의 그린뉴딜과 우리가 다른 지점이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우리의 관점

우리가 그린뉴딜을 그들처럼 시행할 때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수준의 효과도 얻을 수 없다면 그린뉴딜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그린뉴딜이 자국에 크게 불리하지 않은 많은 국가가 합류한다면 남한의 경제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의 상황에 안존하여 현 상태를 지속할 경우, 세계가 기후위기 대처에 실패하면 같이 위기에 몰릴 것이고, 그린뉴딜로 기후위기를 극복하면 우리는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화석연료 발전소에 지속적으로 의존하면 할수록 좌초자산이 늘어나듯이, 그린뉴딜이 실행되고 있는 지금 산업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 좌초산업과 좌초자산 또한 갈수록 늘어나고 미래에 닥칠 사회적 위기 또한 더욱 강해질 것이다. 좌초산업으로부터 수많은 종업원이 해고되면서 사회적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현상유지를 하려 할 경우 어떤 경우이든 위기가 불가피하다면 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기후위기와 경제위기를 동시에 맞닥뜨릴 우리가 취해야 할 방향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이에 대처하는 방식이 더욱더 철저해야 하고 대다수 시민의 단결된 노력이 필수적이다. 미국처럼 한 파당이 집권하는 것으로 그린뉴딜을 추진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대다수 시민이 현재 위기에 대한 각성 없이는 에너지전환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전환을 위한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 그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 본다.

Figure 2.png

한마디로 기후위기와 서구의 그린뉴딜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법은 그들보다 더 철저하게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총동원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가 에너지와 산업에 있어서 대전환에 성공한다면, 이는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도약(Big Leap)이 될 것이다. 

부록: 미하원 그린뉴딜 결의안의 내용

그린뉴딜 결의안의 문제의식

1) 기후변화의 문제
-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의 주요인이다.
-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 극단적 날씨로 인간 생명을 위협한다.
- 2100년에 매년 5,000억불의 경제적 손실, 1조 달러에 이르는 사회간접자본과 부동산 손실 위험이 있다.
- 온도는 1.5℃ 상승 이내로 묶어야 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60%, 2050년 배출량 제로를 성취해야 한다.

2) 미국의 사회경제적 문제
- 40년간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으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 유색인과 여성 등은 이런 불평등에 더욱더 강하게 노출되었다.
-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는 인종적, 지역적, 사회적, 환경적 불의 등 체제적 불의를 최전선 취약계층에게 심화시킨다. (유색인, 원주민, 이민자, 탈산업 지역민, 농업 지역, 빈자, 저소득 노동자, 여성, 노인, 무주택자, 장애인, 청년)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프레더릭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
A.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의 연방정부 주도의 동원체제
B. 많은 중산층을 만들어냈지만 많은 최전선 취약계층은 이런 동원체제의 혜택에서 제외되었다. 
 
2) 그린뉴딜 정책
A. 기후변화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다.
B. 뉴딜에 준하는 새로운 국가적, 사회적, 산업적 및 경제적 동원체제가 필요하다.
C. 많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체제적 불의를 막는다.

3) 결의 내용
A. 전환의 과정이 모든 사회계층과 노동자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가운데 온실가스 제로 배출을 달성한다.
B. 적정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어내고 전 미국민에게 번영과 경제적 안전을 보장한다.
C. 21세기의 도전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사회간접자본과 산업에 투자한다.
D. 현 미국민과 후세대를 위해 깨끗한 공기와 물, 기후 및 공동체 회복탄력성, 건강한 음식, 자연에 대한 접근 및 지속가능한 환경을 보장한다.
E. 최전선 취약계층에 대한 역사적 압제를 중지하고 예방하며 그 피해를 복구함으로써 정의와 공정성을 증진한다.

4) 그린뉴딜의 목표와 프로젝트: 10년의 동원체제
A. 기후변화 관련 재난에 대한 회복탄력성 구축
B. 사회간접자본의 수리와 업그레이드
C. 청정, 재생, 무배출 에너지로 100% 전기 생산
D. 에너지 효율성 제고, 스마트 그리드 구축
E. 기존 및 신축 건물의 최대 효율성 달성, 전기화
F. 청정 제조 산업 발전 – 제조 과정에서 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 제거
G.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 제거 – 가족 농업 지원, 지속가능 농업에 투자, 지속가능 먹거리 체제 구축
H. 수송분야 온실가스 배출 제거 – 무배출 차량, 청정 대중교통, 고속 철도망
I. 공해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과 경제적 영향의 완화
J. 대기 중 온실가스 제거 – 토양 탄소저장, 재삼림화 등 증명된 기술을 통해
K. 생물다양성과 기후 회복탄력성을 증가시킬 프로젝트를 통한 생태계의 회복과 보호
L. 유해 폐기물의 처리와 버려진 땅의 청정화 
M. 기타 배출 및 오염원의 확인 및 제거 방법 개발
N. 국제적 협력과 미국의 지도적 역할, 타국의 그린뉴딜 협력

누구와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1) 최선전 취약계층, 노동조합, 협동조합, 시민사회그룹, 학술단체 및 사업체 등과의 논의, 협력과 파트너쉽으로 그린뉴딜을 개발한다.
2) 그린뉴딜 동원체제에 일하는 공중에게 적정한 소유권 지분, 투자수익, 적절한 자본, 기술 등의 도움을 제공한다.
3) 최선전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춰 자원, 훈련 및 고품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4) 재생에너지 기술과 산업의 연구개발에 공적인 투자를 한다.
5) 지역경제의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키되 없어질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에서 취약하게 될 계층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제공에 주력한다.
6) 지역단위의 그린뉴딜 동원에서 취약계층과 노동자들이 포함되고 주도되는 민주적 참여과정을 보장한다.
7) 그린뉴딜 동원체제가 고품질의 노동조합 가입 일자리를 보장한다.
8) 모든 미국인에게 가족부양 임금, 가족 휴가 및 병가, 유급 휴가, 퇴직 후 경제적 안정을 보장한다.
9) 모든 노동자의 결사, 노동조합 결성, 단체 교섭권을 강화하고 보호한다.
10) 공유지, 공유수면과 해양을 보호한다.
11) 원주민의 주권과 토지권을 보호한다.
12) 불공정 경쟁과 독점에서 자유로운 상업환경을 사업가에게 보장한다. 
13) 모든 미국민에게 고품질 의료, 안전하고 적절하며 적정가의 주택, 경제적 안전장치, 깨끗한 물-공기-좋은 음식-자연에의 접근권을 제공한다.


참고문헌

1.       H.Res.109 - Recognizing the duty of the Federal Government to create a Green New Deal. https://www.congress.gov/bill/116th-congress/house-resolution/109/text

2.       European Green Deal,

https://ec.europa.eu/info/strategy/priorities-2019-2024/european-green-deal_en

3.       Jeremy Rifkin. (2019). The Green New Deal. New York, NY: St. Marin’s Press. p 50.

4.       Naomi Klein. (2019). A Radical Vatican? In Naomi Klein, On Fire: The (Burning) Case for a Green New Deal. New York, NY: Simon & Schuster. p.141.

5.       World Greenhouse Gas Emissions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carbon_dioxide_emissions

6.       산업연구원. (2019). 종업원 10 이상 광업제조업 산업별 생산액, 부가가치, 종업원 2017. 세종: 산업연구원.


김재삼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