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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기후변화센터]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20-03-19 09:42   조회 : 3,975  

전서희 개도국협력팀 미얀마사무소 팀장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해가 지날수록 절기의 흐름은 조금씩 어긋나고, 그 변화를 모든 사람이 느낀다. 기후와 밀접한 농업은 다른 분야보다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농업은 날씨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은 계속 발달하고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기존과는 다른 기온은 특히 농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물의 개화, 출수 시기 변화와 같은 생리학적 변화는 물론이고 작물의 품질을 변화시키고 재배적지가 이동된다. 그리고 병해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개체군의 이동은 생물다양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결과적으로 실질적 생산성을 저하시켜, 국가의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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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인한 토양 균열,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2019년 8월 8일,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가능하게 식량을 생산하지 않을 경우, 수십 년 내에 전 인류가 ‘식량안보’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는 전 세계 100명 이상의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였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의 식량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2050년에는 주요 곡물 가격이 최대 23%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이상기후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전체 식량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였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 저자는 “식량안보는 미래 기후변화에 점차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열대지방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다. 식량 가격이 오르고 영양소의 질은 떨어져 공급망이 와해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2017년, PNAS(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미국과학원회보)에 발표한 Zhao et al.의 연구¹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밀 생산량은 평균 6.0% 감소하고 쌀은 3.2%, 옥수수는 7.4%, 콩 생산량은 3.1% 줄어든다고 하였다. 문제는 이대로라면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상승하는 기온이 단지 1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연구팀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18.2% 줄어든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3.8%에 불과하다. 70% 이상의 곡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 주요 곡물 생산량 감소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농촌진흥청 보도자료(2018. 5. 15.)에 따르면, 밀이 자라는 동안 평균 기온이 1℃ 오르면 수량은 약 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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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품질과 생산량도 기후변화 영향을 받는다., 출처 : 농촌진흥청 보도자료(2018.05.15.)>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받는 분야는 작물 생산량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4월 미국 워싱턴 대학의 세계 보건·환경·노동·위생 과학 교수인 크리스티 에비(Kristie Ebi) 박사는 TED 강연에서 대기 중 탄소량 변화로 인해 작물의 영양분이 감소하여, 이를 섭취하는 모든 동물이 이미 건강에 상당히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였다.

농업의 지속성은 무엇보다 건강한 토양에서 건강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서 보장된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한 수많은 부작용은 인간의 먹거리, 주거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이미 발생한 변화에 대해 각자의 분야에서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더 이상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후변화 추세를 완화 시키고자 하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자료

1. Zhao, C., Liu, B., Piao, S., Wang, X., Lobell, D. B., Huang, Y., … & Durand, J. L. (2017). Temperature increase reduces global yields of major crops in four independent estimat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4(35), 9326-9331.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의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