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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소식]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코로나-19 이후의 기후·환경 문제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20-04-27 09:49   조회 : 495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는 확진자 수가 50명 아래로 내려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피해가 큰 다른 나라는 매일 수백~수천 명이 숨지고 있다. 국내외의 언론은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다 해도 예전과 같은 상태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예측한다. 영어 표현을 빌리자면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Sneader & Singhal, 2020). 코로나-19가 기후와 환경에는 어떤 뉴 노멀을 만들까? 이 문제를 최근의 징후와 함께 들여다보았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소비 행태의 변화

기후의 관점에서는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고 전력의 중요성이 커진다. 많은 국민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려고 밀폐된 공간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멀리하다 보니 대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그림 1). 우리나라도 노동자가 집에 있는 시간대가 사업장의 주된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6시)보다 전력 수요 감소 폭이 적었고, 주 중보다 주말에 전력 수요가 덜 줄어들었다(그림 2). 그러면 자연스럽게 화상회의를 통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여가에는 인터넷으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긴다. 위험한 식당에서 외식하기보다는 식자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평소 가던 식당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완성된 음식을 배달시켜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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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생활방식의 변화가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되려면 두 가지 측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첫째, 모든 온라인 활동에 대해 전과정평가(혹은 생애주기 평가)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평가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택배를 이용한 소비가 많은데(그림 3), 전과정평가에서 100% 온라인 거래가 오프라인 거래보다 온실가스를 더 배출한다는 외국의 연구결과(Shahmohammadi et al., 2020)도 있는 만큼, 온라인 활동의 증가가 뉴노멀이 된다면 모든 활동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합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초기부터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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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최종에너지원 중 전력에 대한 의존이 커지는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에 보급되어 있어서 온라인 활동이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데, 이런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원은 다름 아닌 전력이다. 가정뿐만이 아니다. 동영상과 게임을 제공하는 핵심 기반시설인 데이터센터들은 수십만 대의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 엄청난 전력을 쓴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전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Birol, 2020). 그리고 이처럼 전력의 영향이 커지는 만큼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발전원을 더 보급할 이유가 더 절실해졌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가장 컸던 3월 말~4월 초에는, 같은 요일끼리 비교했을 때 작년보다 최대전력 수요가 하루 최대 12%, 1주일 평균으로는 약 7%까지 감소했었다. 그것이 앞서 분석한 대로 코로나-19 때문에 전력 수요가 감소한 탓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

가정과 여러 사업장에서 필요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생산한 덕에 전력시장에서 포착되는 대낮의 전력 수요량이 줄어든 것도 꽤 이바지했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작년 9월 기준으로 전력거래소에서 실시간 계량이 안 되는 태양광 설비(1MW 이하 한전 전력수급계약[PPA] 설비와 자가용[BTM; behind-the-meter])은 태양광 설비의 약 74%([PPA 5.49 GW + BTM 2.75 GW]/[11.070 GW])였다(이상복, 2019). 2020년 3월까지 우리나라에 도입된 누적 태양광 설비가 12.389 GW이므로(신·재생에너지센터, 2019; 진경남, 2020), 같은 비율을 적용할 경우 약 9.2 GW에 이르는 태양광 설비는 실시간으로 발전량이 측정되지 않으면서도 실제로는 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늘이 맑아서 생산량이 많으면 전체 부하가 감소한 것으로 착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간의 활동이 많건 적건, 끊임없이 바람과 햇빛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자연의 힘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기회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경고

자연생태계의 관점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증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가 어느 동물로부터 비롯됐는지는 아직 결론이 명확하지 않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과 인간 사이에 전파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모든 감염병의 17%(IPBES, 2019), 신종감염병의 3/4(Chomel et al., 2007)을 차지한다. 그런데 식량 생산을 위해 산림을 파괴할수록 병원체 숙주(설치류 등)가 증가(Rohr et al., 2019; Mendoza et al., 2020)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 가능지역과 인구 밀집지역이 만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을 촉진(Carlson, 2020)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변화와 무관할까? 우리나라는 이번에 코로나-19의 피해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최근의 토지이용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굳이 기후변화까지 고려하지 않아도 사람과 동물의 활동공간이 점점 더 겹치고 있어서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이 커졌다. 우리나라는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언제부터인가 자연 상태의 땅(산림이나 갯벌)이 개발되어 농토나 공단 부지, 건물로 바뀌면 그 지역이 발전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제조업 중심의 국토개발정책이 여전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도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선호하다 보니 각종 공장용지 확보(공장용지: 1980년 102㎢ → 2018year 1,012 ㎢)와 도로 건설(도로 면적: 1980년 1,428 ㎢ → 2018year 3,307 ㎢)에 치중하면서 산림을 보전하는 데는 소홀했다(국토교통부, 2020). 그 결과 산림은 지난 38년 동안 매년 약 65㎢ 줄어들었는데, 이는 9년마다 서울 전체 면적(605 ㎢)만큼의 숲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산림청, 2019). 그러면 그 숲속에서 살던 야생동물은 어디로 갈까? 상당수는 서식지를 잃고 사라지겠지만, 상당수는 자신들이 살던 곳에 들어선 인간 시설을 보이지 않게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토지이용변화가 기후변화와 동시에 발생하면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이 증가한다. 최근의 연구는 기후변화에 따라 이동하는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점점 더 인간의 거주지와 중복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야생동물과 인간의 직간접적 접촉이 증가하고, 동물에게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그림 4).

이 현상을 더 악화하는 것이 식량 공급을 위한 각종 동물 사육 시설 면적의 증가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우리 국민은 점점 더 육류를 소비(1998년과 비교하여 2017년에 1인당 1.89배)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19). 이에 따라 신선한 육류를 국내에서 공급하기 위해 가축과 어류를 키우는 시설이 차지하는 면적이 늘어났다(1980년 77 ㎢ → 2018year 584 ㎢). 그래서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사육동물과의 접촉도 증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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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래는 미국의 질병관리본부(CDC)에서 처음 제안했다고 알려졌고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전 세계에 권장되는 원헬스는 사람-동물-환경의 상호작용 중에 발생 가능성이 있는 건강 위협을 관련된 모든 부문과 학제가 협력, 소통, 조정하여 사람과 동물이 모두 최상의 건강을 얻게 하는 접근 방법이다(WHO, FAO & OIE, 2019). 우리나라도 질병관리본부(2018)에서 감염병 예방관리 정책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온 국민과 모든 산업 부문이 사람-동물-환경이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연과 야생동물을 보전하고 가꾸어야 정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에서 배우는 환경변화 대응 방향

가뜩이나 한계상황으로 치닫던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 현상이 코로나-19 위기로 더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 국제정치 분야의 석학인 미국 프린스턴대 존 아이켄베리(G. John Ikenberry)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만회하고 사회적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국수주의에 빠지고 강대국 사이에는 경쟁관계가 심화하며 국가나 지역 간의 연대가 느슨해질 것으로 전망한다(After the Coronavirus, 2020). 그런데 이 국수주의와 국제 연대 약화는 바로 IPCC(기후변화)와 IPBES(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과학자들이 공통으로 쓰는 미래 환경변화 시나리오에서 가장 나쁜 경로와 너무나 비슷하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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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21세기 말까지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5가지 공동 사회·경제 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SSPs)를 채용하고 있다. 그 중 세 번째 경로(SSP3)의 이름이 ‘지역 간 경쟁(regional rivalry)’이다. 전 세계가 각자도생을 위해 ‘지역 간 경쟁’에 빠져서 아무런 기후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2100년 복사강제력이 7.0 W/m²에 이르러,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4.X℃ 초반까지 상승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다 보니 세계적으로 대기오염물질(황산화물, 블랙카본)이 가장 많이 배출되어, 토지 이용 등을 고려하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이 모두 매우 힘들어지는 최악의 경로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때 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어느 경로를 선택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벌써 화석연료가 이윤 창출의 핵심인 기업들이 각국의 위기 돌파용 정책자금을 자기네 사업 장려에 써달라고 로비를 하고 있다(Carrington, 2020). 2015년 전 세계가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합의한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7.6% 감축해야 하는데, 작년에 유엔환경계획에서 처음 이 목표를 제시했을 때는 다들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UNEP, 2019).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 경기가 침체하면서,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올해 최소한 5.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Evans, 2020). 비록 그 원인은 사상 초유의 질병이어서 바람직하지 않지만, 불가능할 것 같았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이 일어나려면 얼마나 극적인 변화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코로나-19 대유행, 기회로 바꿀 수 있길 염원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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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연구위원